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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석, ‘버튼으로 물든 나의 이야기’…버튼과 점자로 이어가는 세상과의 연결

2026-09-10
언론보도

최형석, <버튼으로 물든 나의 이야기>, 오브제·아크릴 온 캔버스, 457×530mm


 
엘리베이터를 타면 목적지로 가기 위해 버튼을 누른다. 손끝에 전해지는 촉감, 층을 알리는 음성, 숫자와 점자가 새겨진 버튼. 최형석 작가에게 엘리베이터는 이동수단인 동시에 오래 관찰하고 기억해 온 대상이다. 특히 ‘엘리베이터 버튼’은 자신이 경험한 감각과 기억을 그림으로 옮기고 세상과 연결하는 중요한 소재가 됐다.

<버튼으로 물든 나의 이야기>는 이런 엘리베이터 버튼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한 자화상이다. 화면 중앙에는 검은 머리에 안경을 쓰고 마스크를 턱에 걸친 작가의 상반신이 크게 자리한다. 검은색 옷을 입은 인물의 가슴에는 크고 작은 원형 버튼들이 빼곡하게 모여 커다란 하트를 이루고 있다. 인물 뒤쪽에도 숫자와 기호, 그림 등이 들어간 여러 형태의 버튼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작가는 평소 작업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자신의 모습과 ‘나를 이루어 준 요소들’을 작품에 담았다고 설명한다. 가슴에 모인 버튼들은 작가가 ‘자신감 하트’라고 이름 붙인 부분이다. 가장 자신다운 모습을 바탕에 그리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을 동그란 엘리베이터 버튼 안에 하나씩 넣어 심장을 나타내는 하트로 만들었다. 버튼 하나하나에 자신에 관한 기억과 경험을 담고, 그것들을 모아 지금의 ‘나’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작품명 <버튼으로 물든 나의 이야기>도 이 같은 작업 방식과 이어진다. 화면을 가득 채운 버튼은 작가가 좋아하고 기억해 온 엘리베이터의 한 부분인 동시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조형 언어다. 일상에서 반복해서 보고 듣고 만져온 버튼을 자신을 설명하는 이미지로 가져오면서, 자화상은 얼굴과 외형을 그리는 데서 나아가 작가의 관심과 경험, 기억을 함께 보여주는 그림이 된다.

점자 역시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작가는 자신이 기억한 순서대로 점자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별도의 아사천에 그린 뒤 가위로 오려 캔버스에 붙였다. 아크릴로 그린 화면에 별도로 제작한 오브제를 결합한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접해온 버튼의 촉각과 음성, 점자의 경험이 작품 안에서는 색과 형태, 질감을 가진 이미지로 다시 구성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세상과의 연결을 표현했다.

하트하트아트앤컬처 소속 미술작가인 최형석은 눈앞에 있는 대상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관찰한 것을 자신만의 시선과 해석으로 재구성해 왔다. 초기에는 도시의 건물과 인물을 소재로 삼았으며, 최근에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주요 소재로 작업 세계를 넓히고 있다.

<버튼으로 물든 나의 이야기>에서 버튼은 단순히 층을 선택하는 장치를 넘어 작가 자신을 이야기하는 이미지가 된다. 누르는 촉감과 들려오는 음성, 숫자와 점자에 대한 기억, 자신을 나타내는 여러 요소가 버튼 안에 담기고 다시 하나의 하트를 이룬다. 수많은 버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채운 이 작품은 최형석이 좋아하고 기억해 온 것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자화상이자, 자신과 세상을 이어가는 방식을 담아낸 작품이다.